[가이드] 개발부담금 납부의무자 승계 — 사업 도중 토지·사업권을 넘기면 누가 내는가
“토지를 팔았으니 이제 제 일은 끝난 거 아닌가요?”
개발사업을 진행하던 중 사정이 생겨 토지나 사업권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경우, 상담 중에 가장 자주 듣는 질문입니다. 등기부에서 소유자 이름이 바뀌었으니 그 이후의 책임도 함께 넘어갔을 거라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개발부담금 제도는 소유권이 아니라 사업시행자로서의 지위를 기준으로 납부의무자를 정합니다. 이 기준을 정확히 모른 채 매매계약을 마무리했다가, 몇 년 뒤 준공 시점에 예상하지 못한 개발부담금 고지서를 받아드는 사례가 실제로 있습니다. 이처럼 사업 도중 지위가 넘어가는 상황에서 개발부담금 납부의무자 승계가 실제로 어떻게 판단되는지가 이 글의 핵심 주제입니다.
개발부담금 부과 담당 공무원으로 근무하며 이런 사례를 여러 차례 접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이하 “법”) 제6조를 중심으로, 사업 도중 토지나 사업권이 넘어갔을 때 누가 개발부담금을 내야 하는지 정리합니다.
원칙 — 납부의무자는 사업시행자입니다
법 제6조제1항 본문은 다음과 같이 규정합니다.
“제5조제1항 각 호의 사업시행자는 이 법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개발부담금을 납부할 의무가 있다.”
즉 원칙은 단순합니다. 개발부담금 부과 대상 사업(택지개발·산업단지개발·도시개발 등 법 제5조제1항 각 호에 해당하는 사업)의 인허가를 받아 실제로 사업을 시행하는 자, 그 사업시행자가 납부의무자입니다. 토지의 등기명의자인지 여부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대법원도 이 원칙을 여러 차례 확인한 바 있습니다. 대법원 1993. 8. 24. 선고 92누19354 판결은 납부의무자인 ‘사업시행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개발사업 시행으로 불로소득적 개발이익을 얻게 되는 토지소유자인 사업시행자를 의미한다고 판시했습니다(단, 위탁·도급받아 시행한 자나 토지를 임차해 시행한 자는 제외 — 관련 내용: 다솜 자료실 판례정보). 대법원 1993. 7. 16. 선고 93누2940 판결 역시 사업시행계획승인서상의 명의와 무관하게 개발이익이 실질적으로 귀속되는 자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며, 명의상 시행자에게만 부과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밝혔습니다(관련 내용: 다솜 자료실 판례정보). 두 판례 모두 “누가 실질적으로 개발이익을 얻는 사업시행자인가”를 기준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같은 맥락입니다.
원칙에도 예외가 있습니다 — 법 제6조제1항 각 호
법 제6조제1항 단서는 아래 세 가지 경우 사업시행자가 아닌 다른 자에게 납부의무를 지웁니다.
| 호 | 상황 | 납부의무자 |
|---|---|---|
| 제1호 | 개발사업을 위탁하거나 도급한 경우 | 그 위탁이나 도급을 한 자 |
| 제2호 | 타인이 소유하는 토지를 임차하여 개발사업을 시행한 경우 | 그 토지의 소유자 |
| 제3호 | 개발사업을 완료하기 전에 사업시행자(또는 제1·2호에 해당하는 자)의 지위를 승계하는 경우 | 그 지위를 승계한 자 |
이 표에서 이번 글의 주제와 가장 관련이 깊은 것이 제3호입니다. 사업 도중 토지나 사업권을 넘기는 상황이 바로 여기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제3호 승계 — 실무에서 가장 자주 문제되는 지점입니다
법 제6조제1항제3호가 말하는 “지위 승계”는 실무에서 아주 흔하게 발생합니다. 개발사업 허가를 받은 뒤 자금 사정이나 사업계획 변경으로 토지 일부 또는 전부를 다른 사업자에게 넘기고, 그 사업자가 인허가 명의를 변경해 사업을 이어받는 구조입니다.
이 조항의 성격을 정확히 보여준 판례가 대법원 2021. 12. 30. 선고 2021두45534 판결(개발부담금부과처분취소, 상고기각)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최초 개발행위허가를 받은 토지가 분할 양도됐고, 그 일부를 취득한 양수인들이 개발행위 변경허가를 거쳐 개발행위를 완료했습니다. 대법원은 이 경우 양수인들이 개발부담금 납부의무를 부담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판결이 밝힌 법 제6조제1항제3호의 취지는 이렇습니다. 개발사업이 중간에 넘어갈 때 승계 전후로 발생한 개발이익을 정확히 나누어 계산하기가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승계 당사자 사이에 별도의 정산 약정이 불가능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은 승계인에게 사업 전체 기간의 납부의무를 지우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바꿔 말하면, 당사자끼리 매매·양도 계약을 체결할 때 개발부담금을 누가, 얼마나 부담할지 정산 약정을 해두는 것이 애초에 전제된 규정이라는 뜻입니다.
이 판결에서 눈여겨볼 부분이 두 가지 더 있습니다.
- 이 사건 양수인들은 개발행위 변경허가를 받아 사업시행자 지위를 승계한 상태였습니다. 법원은 그 전제 위에서, 양수인들이 원래 허가받은 면적의 일부만 취득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과 대상 개발사업이 달라지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 승계 과정에서 건축물의 용도가 변경되었더라도, 그것만으로 부과 대상 개발사업의 동일성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즉 사업시행자 지위를 승계한 이상 “일부만 넘겨받았다”, “용도를 바꿔서 진행했다”는 사정만으로는 납부의무를 피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반대로 사업시행자 지위를 승계하지 않은 채 토지만 일부 사들인 경우까지 이 판결이 납부의무를 인정한 것은 아닙니다 — 판단 기준은 취득한 면적이 아니라 지위 승계 여부입니다. 사업권을 넘겨받는 입장이라면 이 부분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토지 소유권 이전과 납부의무 이전은 다른 문제입니다
여기서 실무상 자주 발생하는 오해를 짚어보겠습니다. “토지 매매계약서에 소유권 이전만 명시했으니 개발부담금도 자연히 넘어갔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법이 보는 기준은 소유권 등기가 아니라 인허가상 사업시행자 지위의 승계 여부입니다. 단순히 토지 소유권만 이전하고 개발행위허가 명의는 그대로 둔 채 원래 사업시행자가 사업을 계속 진행한다면, 납부의무는 여전히 원래 사업시행자에게 있습니다. 반대로 소유권 이전과 함께 개발행위 변경허가 등을 통해 사업시행자 지위 자체를 넘겨받았다면, 앞서 본 2021두45534 판결의 법리에 따라 승계인이 납부의무를 부담하게 됩니다.
그래서 사업 도중 토지나 사업권을 주고받는 계약을 체결할 때는 다음 두 가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 계약이 단순 토지 매매인지, 개발사업 시행자 지위 자체를 이전하는 계약인지
- 개발부담금 정산 약정을 계약서에 명시했는지 — 명시하지 않으면 승계인이 전체 기간의 부담금을 낸 뒤 양도인에게 얼마를 어떻게 돌려받을지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신탁·조합처럼 구조가 복잡한 경우
사업시행 구조가 신탁이나 조합 형태라면 판단이 한 단계 더 복잡해집니다.
부동산신탁의 경우, 토지소유자가 신탁회사에 소유권을 이전하고 수탁자가 사업시행자 지위를 승계해 신탁재산으로 개발사업을 시행하는 구조가 흔합니다. 대법원 2014. 8. 28. 선고 2013두14696 판결은 이런 경우 지가 상승으로 실현된 개발이익이 소유자 겸 사업시행자인 수탁자에게 귀속되므로 수탁자가 납부의무자이며, 승계 전에 발생한 개발이익까지 포함해 부담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신탁 구조에서의 납부의무자 판단은 이미 다솜 자료실 판례정보에서 자세히 다루고 있으므로, 이 글에서는 핵심 결론만 짚고 넘어갑니다.
조합이 사업시행자인 경우에는 법 제6조제2항이 별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조합이 해산했거나, 조합 재산으로 부담금·가산금을 충당하기에 부족한 경우에는 조합원(해산 시에는 해산 당시의 조합원)이 분담 비율에 따라 나누어 납부합니다. 시행령 제5조는 이때 말하는 “조합”의 범위를 다음 세 가지로 한정합니다.
- 「주택법」 제11조에 따른 주택조합
- 「도시개발법」 제11조제1항제6호에 따른 조합
-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5조에 따른 재개발사업조합
조합원별 부담액은 조합 규약에 따라 배분한 금액으로 정하며, 납부기한은 고지일부터 30일입니다(시행령 제5조제2항·제3항).
종료시점 전 승계와 종료시점 후 매도는 다르게 봐야 합니다
법 제9조제3항은 개발부담금 부과 종료 시점을 원칙적으로 “관계 법령에 따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개발사업의 준공인가 등을 받은 날”로 정합니다(같은 항 각 호에 해당하면 그 날이 종료시점이 됩니다). 이 종료시점을 기준으로 사업 도중 지위가 넘어간 경우와, 이미 부담금 납부의무가 확정된 뒤 토지만 매도된 경우는 취급이 달라집니다.
| 구분 | 종료시점(준공) 전 사업시행자 지위 승계 | 종료시점 후 토지 매도 |
|---|---|---|
| 적용되는 규정 | 법 제6조제1항제3호 | 원칙적으로 이미 확정된 납부의무는 승계 대상이 아님 |
| 납부의무의 귀속 | 승계인(양수인)이 사업 전체 기간의 납부의무를 부담 | 원 사업시행자에게 이미 확정된 의무 — 다만 승계·제2차 납부의무·연대납부의무 관련 사항은 법 제6조제3항이 준용하는 「지방세기본법」 규정이 적용될 수 있어 개별 사안·관할 관청 판단이 필요 |
| 실무 대응 | 매매·양도 계약서에 개발부담금 정산 약정을 명시해 두는 것이 안전 | 계약 체결 전 관할 관청에 부과 현황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 |
법 제6조제3항은 “개발부담금 납부 의무의 승계 및 제2차 납부 의무에 관하여는 「지방세기본법」 제41조부터 제43조까지 및 제45조부터 제48조까지의 규정을 준용하고, 개발부담금 연대 납부 의무에 관하여는 「지방세기본법」 제44조를 준용한다”고 규정합니다. 이미 부과 종료 시점이 지나 납부의무가 사실상 확정된 이후의 법인 합병·상속·사업 양도 등의 상황은 이 준용 규정이 적용되는 영역이라, 일률적으로 단정하기보다 개별 사안과 관할 관청의 판단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납부의무자 지정이 잘못됐다고 판단되면
만약 개발부담금 부과예정통지서를 받았는데 납부의무자 지정이 사실관계와 다르다고 판단된다면, 단계별로 다툴 수 있는 절차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부과예정통지 단계 — 고지전심사청구
법 제14조제3항은 “통지받은 개발부담금에 대하여 이의가 있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절차는 시행령 제16조에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 예정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시장·군수·구청장에게 고지전심사청구서를 제출합니다(시행령 제16조제1항).
- 시장·군수·구청장은 청구를 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심사해 그 결과를 통지합니다(시행령 제16조제3항).
이 단계는 아직 정식 부과결정·고지가 이루어지기 전이므로, 납부의무자 지정 오류나 개발비용 산정 오류를 바로잡기에 가장 효율적인 시점입니다.
부과결정·고지 후 — 행정심판
이미 납부고지서까지 받은 뒤라면 행정심판법 제27조에 따라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처분이 있었던 날부터 180일 이내에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행정심판은 행정사 업무로 청구서 작성부터 답변서·보충서면 대응까지 지원이 가능합니다.
행정소송 단계로 넘어가는 경우는 변호사의 업무 영역이라 다솜에서 절차를 안내해 드리지 않습니다.
다솜이 도와드리는 것
개발부담금 제도에서 사업 도중 토지나 사업권이 오가는 거래는 시기와 구조에 따라 납부의무자 판단이 크게 갈립니다. 계약을 맺기 전에 먼저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 ✓ 현재 사업 단계가 부과 종료시점(준공) 전인지 후인지 확인
- ✓ 매매·양도 계약이 단순 소유권 이전인지, 사업시행자 지위 승계까지 포함하는지 구분
- ✓ 계약서에 개발부담금 정산 약정을 명시하는 방법 안내
- ✓ 개발비용산출명세서 작성 — 원가분석사 자격으로 직접 산정
- ✓ 부과예정통지 단계에서의 고지전심사청구 대응
- ✓ 부과결정고지 이후 행정심판 대응
개발부담금의 구체적인 계산 방식이 궁금하시다면 개발부담금 산정 기준 글도 함께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사업권을 넘기고 넘겨받는 시점의 판단 하나로 이후 개발부담금 부담 전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미 계약서를 다 썼는데 어떻게 하나” 싶으실 수도 있지만, 계약 이후라도 실제 승계 구조와 시점을 정확히 확인하면 대응 방향을 찾을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상담을 통해 자세히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출처: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시행 2026. 6. 2.] [법률 제21738호, 2026. 6. 2., 타법개정] 제6조·제9조·제14조 (law.go.kr) · 같은 법 시행령 [시행 2025. 2. 14.] [대통령령 제35261호, 2025. 2. 13., 타법개정] 제5조·제16조 (law.go.kr) · 대법원 1993. 8. 24. 선고 92누19354 판결 (casenote.kr) · 대법원 1993. 7. 16. 선고 93누2940 판결 (casenote.kr) · 대법원 2021. 12. 30. 선고 2021두45534 판결 (casenote.kr) · 대법원 2014. 8. 28. 선고 2013두14696 판결 (casenote.kr) — 2026년 9월 기준.